운전면허 간소화 때문에 사고가 증가했다는 거짓말 1/n

운전면허 기능 시험 강화 검토, 이유 보니…"교통사고 건수 24.5% 증가"
http://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102214

이명박 정권이 따기 쉽게 만들어놓은 운전면허 시험 제도를 박근혜 정권이 개정해 더 어렵게 만들겠다고 한다. 찾아보니 정부 보고서도 있다.

안전행정부의 '운전면허제도 합리화 방안' (2014.6.16.) 보고서에 따르면:

운전면허 간소화제도 시행(2011년 6월 10일) 이후
최소취득기간은 9일→2일, 평균취득비용은 74만→42만이 되어 국민부담이 감소하였으나
1년 미만 운전자 사고는 증가하였다고 한다.
2010년 8288건에서 2011년 7426건으로 줄어들었으나 간소화 혜택을 본 운전자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2012년에는 9247건으로 24.5% 증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체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 통계를 보면 뭔가 좀 이상한 분석이다. 2012년엔 1년 미만뿐 아니라 면허 간소화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5년 미만, 15년 미만, 15년 이상 운전자의 사고 건수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는 면허 간소화와 사고 증가 사이에 별 관계가 없음을 잘 보여준다. 

게다가 2013년에는 오히려 1년 미만 운전자의 사고 건수가 크게 감소했다. 그냥 감소한 정도가 아니라 2005년 이후 최저치다.

만약 정부의 주장처럼 운전 면허 간소화 때문에 미숙한 운전자가 양산되어 사고가 증가한 것이라면 왜 2013년엔 오히려 사고가 감소한 것일까? 2012년엔 늘었고 2013년엔 줄었으니 거론하려면 둘 다 거론하고 부정하려면 둘 다 부정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왜 정부는 2012년 통계는 취하고 2013년 통계는 언급하지 않는 것일까?

정부가 어떤 제도를 시행하려면 그 전에 현재의 상황과 제도 시행 후 예상되는 결과에 대한 충분한 심사숙고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2011년 6월에 개정한 제도를 달랑 2012년도 통계만 보고 재개정을 검토한다? 우리나라가 구멍가게도 아니고 이게 무슨 졸속적이고 조잡한 경거망동인가.

막연한 예상과는 달리, 운전면허 간소화 이후로도 교통사고 관련 통계는 지속적/경향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나 역시 그 이유를 잘 모르겠으나 어쨌든 경찰청 통계는 그렇다.

그런데 정부는 맥락과 경향을 무시하고 2010, 2011, 2012년 통계만 잘라내어 전체 통계의 진실을 왜곡하고 교묘하게 선동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왜?

운전면허 학원 등 업계의 로비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이유 없는 왜곡과 선동은 없다는 것이다. 세월호 이후 안전에 대해 높아진 국민의 관심에 부응하기 위한 것일까도 고민해 봤는데, 면허 시험을 강화하려는 시도는 세월호 이전인 2013년에도 있었다. 이는 면허 시험 강화와 세월호는 아무 상관 없음을 잘 보여준다.

어쨌거나 중요한 건, 정부의 면허 시험 강화 방침은 국민의 금전적, 시간적 부담을 줄여주지도, 국민을 더 안전하게 만들어 주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덧글

  • 레이오트 2014/11/28 21:19 # 답글

    아무래도 교통사고 통계에서 교통관련 안전시설 증설 및 안전교육 강화 등의 여러가지 외부적 요인이 교통사고 통계에 크게 작용한다는 간단하면서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네요.
  • 핵팽귄 2014/11/29 08:51 # 삭제 답글

    전라도 지역은 하도 사고가 많이 나서 보험사에서 아얘 보험 가입도 거절할 정도인데 말 다했지
  • 벅벅 2014/11/29 10:51 # 답글

    밑밥 깔고 면허시험도 더 세금붙여서 더 비싸지고 더 어려워지는걸까요...
    요 몇년전만해도 80~100이던 학원비가 요즘은 30~50이 되어버렸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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