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을 위해 X파일 덮었다는 주장이 거짓인 이유 1/n

'김대중을 보호하기 위해 삼성X파일을 덮었다'는 주장은 2가지 이유에서 거짓말이다.

1) 김대중은 오히려 X파일 공개를 요구했다. 따라서 김대중을 위해서라면 오히려 덮지 않아야 했다. 김대중은 이렇게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아무런 증거도 없이 부하직원들의 말에 따라 임동원, 신건 두 전 국정원장이 구속됐었다"며 "문민정부가 특히 나에 대해 도청 한 게 엑스파일의 본질이다. 시효가 넘었지만 발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DJ "정략적 '대북송금 특검' 사과했어야", 프레시안, 2007-08-23).


2) 김대중 정권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임동원, 신건 2명 다 구속되고 유죄판결 받았다. 김대중을 위해 덮었다면 처벌받을 리가 없다.

따라서 "김대중을 보호하기 위해"도 거짓말이고, "덮었다"도 거짓말이다.

애초 X파일은 김영삼 정권의 미림 팀이 만든 도청 테이프다. X파일의 의미는 김영삼 정권의 불법 도청과 삼성의 검-경-언-정 유착이다. 이 X파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고 이것 때문에 처벌받은 사람도 없다.

공개된 건 노무현이 " 본질은 도청"이라며 X파일과 별개로 실시한 김대중 정권의 국정원에 대한 수사결과이고, 처벌된 건 김대중 정권의 국정원장 2명이다. 그러니까 잘못이 드러난 건 김영삼 정권과 삼성인데 노무현은 뜬금없이 옆에 있던 김대중 정권을 털어 처벌한 것이다.

김대중 정권의 부정을 잡으려는 노무현의 의지가 얼마나 강했던지, 같은 검사가 자기 결론을 뒤집을 정도였다. 애초 황교안은 2002년 '김대중 정부 국정원의 도청 의혹' 사건을 맡아 무혐의 처리했다. 그런 황교안이 2005년 X파일 도청 건에선 노무현의 "본질은 도청" 가이드라인이 제시되고 특수1부가 합류해 수사팀이 보강되자, 고강도 수사로 전환해 전 국정원장 2명을 구속시킨 것이다. 노무현이 검찰 독립 시켰다는 말은 이래서 거짓이다.

황 총리는 2002년 서울지검 공안2부장에 있으면서 정형근 당시 한나라당 의원의 폭로로 제기된 ‘김대중 정부 국정원의 도청 의혹’ 사건을 맡았다. 그는 주임검사로서 1년 동안 사건을 수사하며 대부분의 피의자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3년 뒤 이 사건은 이른바 ‘국정원 X파일 사건’이란 이름으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고, 황 총리는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 이 사건을 지휘했다. 그런데 이 사건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합류하면서 3년 전과 전혀 다른 수사결과가 나왔다. 수사팀에서 국정원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국정원의 도청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극우 세력·보수 기독교 ‘박근혜 아바타’ 황교안 받치는 두 축, 시사저널, 2016.12.12)


도대체 노무현은 왜 그렇게 번번이 김대중에게 못되게 굴었을까. 대북송금특검으로 김대중의 명예를 실추시켰고, 열린우리당 분당으로 김대중의 당을 쪼개버렸고, 햇볕정책을 중단해 김대중의 노선과 철학을 부정했다. 노무현은 김대중의 모든 것을 부정하고 파괴하려 했다.

김대중이 대국민사과를 촉구한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의 잘못, 이른바 3가지 큰 잘못은:
1) 민주당 분당, 2) 대북송금특검, 3) X파일 미공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3일 참여정부가 제1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대북송금 특검을 실시한 것에 대해 "잘못된 특검이라 그 부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서운함을 표시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정세균 전 의장 등 전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예방을 받고 "열린우리당이 국민들의 지지와 기대에도 불구하고 분당을 했던 점 등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할 것이 있으면 사과를 했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윤호중 전 열린우리당 대변인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참여정부에 안기부 X파일을 공개하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몇몇 안기부 직원들의 진술만 믿고 국민의 정부시절 안기부장 등이 재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 DJ "사과할 것은 사과해야"…전 우리당 지도부에 '쓴소리', 뉴시스, 2007-08-23 )


그렇다면 이런 비판에 당사자들은 어떻게 변명했을까? 노무현은 침묵했고, 신기남은 이렇게 말했다:

신기남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께 드리는 고언''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대북송금 특검과 안기부 X파일의 경우 범여권 내에서 그 처리 방향의 적절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지만 이제와서 공개적으로 사과할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 신기남 "대북송금 특검 · 민주당 분당 사과할 사안 아니다", 노컷뉴스, 2007-08-24 )


"다양한 의견"이 있었겠지만 결국 그들이 선택한 건 검경언 유착을 도청으로 물 타고, 김영삼 정권의 도청을 김대중 정권의 도청으로 물 타서 X파일을 덮고 삼성을 보호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2017년 1월 23일, 대북송금특검에 대해 사과할 생각 없냐는 질문에 문재인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는 "명분상으로는 특검을 거부하는 것이 맞을지 모른다"면서 "그렇게 할 경우 검찰 수사로 가게 되는데, 검찰 수사는 제대로 통제되지 않기 때문에 걱정이었다. 반면에 특검은 수사대상이 한정된 것이어서 청와대와 국무회의에서도 찬반이 나뉘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 문재인 "대북송금특검, 어렵고 불가피했던 선택이었다", 뉴스1, 2017.01.23 )


신기남의 변명을 반복하고 있다. 이게 당시에 입맞춰둔 논리였나 보다. 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X파일도 처음부터 특검에 맡겼어야 했다. 그래야 수사를 통제해 김대중을 보호할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들은 검찰에 맡겼고 특검은 거부했다.

김대중을 위해 대북송금 특검을 받아들였다는 논리와 김대중을 위해 X파일 특검을 반대했다는 논리가 서로 모순된다.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이거나 둘 다 거짓말이다. 김대중 정권을 희생시켜 정치적 이득을 도모한 것이면서 김대중을 위해 한 것처럼 사기를 치려니 모순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명박근혜 정권은 문제가 생기면 노무현 정권을 물고 늘어졌다. 하지만 노무현 정권은 문제가 생기면 김대중 정권을 물고 늘어졌다. 또한 정치 거래가 필요할 때 김대중 정권을 판돈으로 사용했다. 전자가 X파일이라면 후자는 대북송금특검에 해당한다. 이는 유인태는 물론이고 추미애도 인정했던 것이다:

유 수석은 박 대표의 대표 취임을 축하하며 "특검 수용같은 큰 선물 을 드렸으니 앞으로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 유인태 수석, 박희태 대표 방문, 매일경제, 2003-05-14 )


부산을 방문한 추 전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대북송금특검과 관련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데 대해 역사적 책임이 있다"며 "정권 초기 국정실수에 대해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대북송금특검은 한나라당이 정략적인 의도에서 발의했고, 노 대통령은 정권 초기 (한나라당과의) 허니문 조성을 위해 정략적으로 접근했다"고 비판했다.

(정동영·추미애, "DJ 말 맞다" 옹호, 머니투데이, 2007-08-24)


앞서 언급한 뉴스1 기사에서 문재인은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또 "대북송금 특검을 통해 노무현 정부가 국민의 정부의 햇볕정책을 부정한 것이 아니었다"며 "(노무현 정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더 발전시켜 계승했다. 김 전 대통령도 초기의 수사 때문에 햇볕정책을 부정하는 것 아니냐라고 상심하셨지만, (참여정부가 햇볕정책을) 계승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을 푸신 것으로 저는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거짓말이다. 실제로는 노무현 정권 말기인 2007년 8월 23일에도 김대중은 노무현 정권이 햇볕정책을 부인했다고 비판했다. 기사의 "작년 북한 핵실험이 있을 때", 즉 2006년 10월에 햇볕정책을 부인한 노무현 정권을 비판한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당이 50년 전통에서 스스로 벗어났다”며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3일 동교동 집을 찾은 정세균 의원 등 열린우리당 전직 지도부에게 “민주당이 햇볕정책을 부인했고, 2차 정상회담도 반대했다”며 이렇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정책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남북관계에서는 화해협력과 평화정책이었다”고 전제한 뒤, “그런데 민주당에서 작년 북한 핵실험이 있을 때 햇볕정책을 부인하고 최근 2차 정상회담도 반대했다”고 비판했다.

( [단독] DJ “민주당 50년 전통 스스로 잃었다”, 한겨레, :2007-08-25 )


내가 알기로, 김대중은 분명 노무현을 용서했다. 하지만 이 용서는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에 대한 용서와 같은 종류의 것이다.자신의 역량으로 용서할 수 있기 때문에 용서한 것이다. 하지만 나 같은 범인은 그들이 용서가 안된다. 무엇보다 용서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용서해선 안 될 이유가 많다.

* 관련글: 노무현이 덮어버린 삼성 X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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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록위마' 한 번 시전한 것이다. 지록위마에 반발하는 자를 본보기로 처냄으로써 조직을 관리한 것이다. 이는 박근혜가 문체부 길들이기 위해 했던 사정과 본질은 같다. 지난 글에 이어, 이것도 검찰독립 운운하는 노위병들의 말이 거짓말인 수많은 이유 중 하나다. 그런데 항명파동 얼마전인 2005년 9월 6일 국회 법사위 회의록에 재미 ... more

덧글

  • 김대중협정 개정안 2017/01/24 00:59 # 답글

    2007.04.01 열린우리당 해체 - 김대중
    “열린우리당은 국민에게 감동을 못 준 정도가 아니다. 결과적으로 국민을 우습게 본 것으로 당이 저렇게(해체) 된 것은 자업자득”
  • 김대중협정 개정안 2017/01/24 01:17 # 답글

    2005-04-19 나는 DJ의 딸입니다
    제목 : “나는 DJ의 딸입니다” -진승현 게이트와 국정원 특수사업의 실체 방송일시 : 2005년 4월 19일 화요일 밤 8:55-9:55

    2007-04-16 DJ 숨겨진 딸은 국정원 ‘현안 1호’
    노벨상에 방해될까봐 1년간 도청
  • 과객 2017/01/24 23:01 # 삭제 답글

    http://shindonga.donga.com/3/all/13/102345/1

    그 시절 문재인 본인의 인터뷰입니다.
    여기서 지 입으로 분명히 말하죠. DJ도 관여한 것이 드러나면 책임져야 한다고 하면서 역시나 특검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그래 놓고는 이제 와서는 저런 구라를 치고 있네요. 참 보면 볼수록 파렴치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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