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의 직권상정 거부로 더민당이 얻은 것 1/n

1. 특검안 직권상정 거부

황교안은 박근혜 게이트의 공범이다. 애초에 특검연장을 승인할 리가 없는 입장이다. 특검연장을 위한 단 하나의 방법은 정세균의 특검법 직권상정이었다. 그래서 국민의당이 주도해서 야4당이 정세균에게 직권상정을 요구했으나 정세균은 '여야합의 없이는 직권상정 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명목상의 이유는 국회법 85조다. 하지만 이미 지난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으로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대한 전례가 생겼다. 지난번 정도면 직권상정할 수 있는데, 대통령 유고상태에 매주 수십만의 서로 대적하는 시위가 일어나는 지금은 최소한 지난번 보다는 더 국가비상사태다. 따라서 직권상정 요건이 충족된다. 결국 직권상정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하는 것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가능성 있는 특검연장 방법은 딱 하나 직권상정뿐이었다. 정세균 하나 결단하면 특검연장 가능성이 있었다. 그런데 정세균이 안한 것이다. 정세균이 특검을, 탄핵정국을 망쳤다.

그렇다면 왜 안하는 것일까? 정세균이 직권상정을 안하면 더민당에 크게 3가지 이득이 있다.

1. 황교안 탄핵으로 문재인에 유리한 탄핵정국을 연장할 수 있다.
2. 개혁입법과 문재인 검증에 대한 국민의 압박을 회피할 수 있다.
3. 금기 없이 삼성을 수사하고 있는 특검을 멈춰 세울 수 있다.

지금 더민당의 입장은, '정국불안은 OK, 검증은 NO'이다. 한마디로, 정국불안(특검연장 실패, 황교안 탄핵정국)의 반사이익으로 지지율은 챙기고, 불안의 틈을 타 검증(개혁입법 성과, 토론으로 자질검증)은 회피하면서 얼렁뚱땅 대통령과 여당이 되겠다는 심산이다.

정국이 불안정해지면 시민들의 몰아주기 심리가 작동한다. 가난한 집에서 될성부른 자식 한 명에게 모든 자원을 집중하는 심리다. 지금 문재인의 지지도 이 심리의 반영이다. 그래서 탄핵 인용 후에는 문재인 지지율이 급속히 빠질 것이라고 분석하는 것이고, 문재인은 어떻게라도 탄핵정국을 연장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이다.

요컨대, 황교안 탄핵으로 탄핵정국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황교안을 탄핵시킬 명분이 필요하고, 황교안의 특검연장 승인거부가 탄핵 명분이 되려면 특검은 어떤 식으로든 연장되어선 안 된다. 특검법 등 다른 방식으로 특검이 연장된다면 황교안 탄핵여론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세균이 특검법 직권상정을 하지 않은 것이다. 즉 정세균과 더민당은 당리당략으로 특검 종결을 방조했고 심지어 추진했다. '특검연장 거부가 탄핵 요건이나 되나?' 라는 물음은 그들에게 필요 없다. 그게 더민당식 정치니까.

정세균의 '여야 합의'라는 요건에 따르면 앞으로 특검법 재발의는 물론이고, 어떤 개혁법안도 상정될 수 없다. 여당인 자한당이 거부하면 끝이니까. 즉 정세균은 앞으로도 쟁정법안에 대한 개혁 입법을 안 하겠다고 선언한 셈이고 직권상정 제도를 사문화시킨 것이다.

그렇다면 정세균과 더민당은 왜 개혁입법을 회피하는가? 더민당과 문재인의 높은 지지율은 그들이 무엇을 잘해서 받은 정당하고 떳떳한 지지율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정당한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길가다 주운 지지율이다. 그래서 보수층의 심기를 건드려 지금의 지지율을 잃을까 두려워 몸을 사리는 것이다.

더민당에 대한 이상한 편견이 있다. 무턱대고 우리 편이라고 전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편견이 일을 망친다. 피아식별에 실패하면 싸움은 하나마나다. 더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은 정권을 잡자 지지층 배반하고 자본과 권력에 부역했다. 아니 그냥 한 몸이었다. 그래서 "삼성정권"이라고 불렸다. 지금 더민당도 마찬가지다.

가령, 문재인이 대통령 되었다고 치자. 그 정권은 어떤 정권일까? 역시 삼성정권이다. 지금 문재인과 더민당 주변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보면 알 수 있다. 노무현-이명박 정권 사람이나, 삼성과 재벌 출신들이다. 그래서 더민당은 삼성과 재벌을 거침없이 수사하는 특검을 더 이상 내버려둘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친노와 더민당 속의 삼성장학생들이 특검을 멈춰 세우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동안 삼성이 어떤 짓을 했는지 안다면 이게 농담이 아니라는 것도 알 것이다. 만약 특검이 삼성과 재벌에 면죄부를 줬다면 특검이 연장되었을 수도 있었다. 겨우 삼성 하나 건드렸고 롯데, SK, 한화 등은 시작도 못한 상태에서 특검은 끝났다.


여기서 "10년"이란 얼핏 김대중-노무현 시기인 것 같지만 사실은 노무현-이명박의 10년이다. 재벌에게 천국 같았던 그 시기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실제 인사도 김대중 정권 출신은 소수고 이명박 정권 출신이 더 많다.


2. 정세균

이상호 기자는 정세균이 직권상정 하지 않자 이렇게 말했다:

이상호 기자는 그렇게 당하고도 아직 혼이 덜났다. 또 쉽게 정치인의 선의를 믿어버린다. 정세균은 "비단구두 젖을까 피해가려"는 스타일의 사람이 아니다. 그저 더민당의 대선 전략에 따라 자기 역할하고 있을 뿐이다. 친노가 시키니까 그냥 하는 것이다. 이게 친노 치하에서 정세균이 살아온 방식이다.

정동영,천정배,신기남이 친노에서 떨어져 나올 때도 정세균은 친노에 남았다. 친노라는 기만적 경상도패권주의 진영에 끝까지 남은 전라도 사람인 것이다. 이런 사람은 어떤 사람일 것 같은가? 딱 더민주의 이정현이다. 새누리당 당대표를 지냈던 그 이정현.

계획대로 되었는데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이제 황교안 탄핵몰이로 탄핵정국을 연장시킬 생각에 얼마나 기쁘겠는가. 더민당의 특검법 찬성은 정세균 한명 욕받이로 세워놓고 쇼하는 것이다. 지난번 전원사퇴 쇼와 같다. 정세균이 사퇴서 수리 안하면 그만이었던 쇼.


3. 황교안 탄핵

황교안 탄핵을 누가 가장 바랄까? 자한당이다. 만약 황교안이 탄핵되면 자한당 후보로 대선에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핵에 동참하고 다시 자당 후보로 내세우는 건 모순이다. 그래서 내심 탄핵을 바라지만 탄핵에 동참할 수는 없는 2중적인 상황이다.

또한 바른당은 황교안을 탄핵하면 자한당 후보로 나올 것이기에 탄핵에 동참할 리가 없다. 이처럼 황교안 탄핵은 애초에 여야합의가 불가능한 사안이다. 따라서 '여야합의 안되면 직권상정 못한다'는 정세균 논리에 따르면 당연히 황교안 탄핵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논의할 가치가 없다.

하지만 이건 정세균이 자기 논리를 깨고 직권상정할 가능성이 있다. 왜? 그게 더민당과 문재인에게 유리하니까. 왜 말을 뒤집느냐는 비판은 그들에게 의미 없다. 그게 더민당식 정치니까. 한두 번 뒤집은 것도 아니지 않은가.

더구나 황교안이 탄핵된 후 대선에라도 나온다면 문재인 당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문재인:안철수]가 아니라 [문재인: 안철수:황교안]이 되어 '반문재인표'가 분산되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의 대원칙은 새누리 심판, 친노 척결이다. 안철수 승리를 위해서라면 국민의당은 황교안 탄핵에 동참하지 않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러면 "새누리 2중대" 운운하는 모함이 다시 시작될 것이다. 이게 더민당이 파 놓은 함정이다.

나는 국민의당이 황교안탄핵에 동참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국민의당이 민심을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우선 황교안 탄핵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기다려보길 권한다.

덧글

  • 역사는 지도다 2017/03/01 23:15 # 답글

    경상도 사람 노무현도 대북송금 특검의 연장을 거부한 적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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