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을 통해 후보단일화 미신이 깨어지고 있다 1/n

한 때, 문재인과 안철수를 합하면 50.5%로 43.1%인 박근혜를 이길 때가 있었다.
< 安 40.8% vs 文 38.3%..단일후보 선호도 '박빙', 이데일리, 2012-11-06 10:15 >

이런 여론조사만 보면 '후보단일화'만 되면 누구라도 박근혜를 이길 것처럼 생각된다. 하지만 막상 안철수, 심상정 등이 후보사퇴함으로써 사실상 여야가 1:1 구도가 되었음에도 문재인은 여전히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밀리고 있다. 이를 통해 '양 김의 분열 때문에 군사정권이 연장되었다'는 가정이 미신에 불과했음이 더 분명해졌다. 

반면, 지난 2010.6.2 지방선거의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드러났듯이 굳이 정당이 후보단일화를 하지 않아도 필요하다면 대중이 알아서 후보단일화를 시켜준다. 절대약체라고 평가받던 한명숙이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오세훈과 박빙의 결과를 내놓은 것은 대중이 만들어준 후보단일화다. 한명숙과 노회찬이 후보단일화를 했더라도 이 이상 득표를 하진 못했을 것이고 오히려 노회찬에게 갔던 표(3.26%)는 한명숙에 대한 반감을 등에 업은 채 오세훈에게 갔을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지난 2010년 6월 지방선거 당시에 썼던 글을 다시 올려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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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의 당선이 양 김의 분열 때문이라는 미신

1987년 노태우의 당선이 양 김의 분열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을 보면 이는 미신일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당시 김대중은 독자출마를 선언하며 다음과 같은 논리, 이른바 4자 필승론을 내 놓았다( 1987년 YS·DJ 후보 단일화가 됐다면, 한겨레21, 2010.4.2).
(1) 김영삼이 단일후보가 될 경우: 영남표를 노태우와 나눠먹고, 수도권과 호남에서는 ‘집권당 프리미엄’(당시만 해도 선거마다 무조건 여당을 찍는 사람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말이 통했다) 때문에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한다.

(2) 김대중이 단일후보가 될 경우: 수도권과 호남은 석권하겠지만 영남의 표가 노태우에게 집중되면서 승패를 알 수 없게 된다.

(3) 김영삼과 김대중 모두 출마할 경우: 영남표는 김영삼과 노태우가 나누고, 충청표는 김종필이 가져간다. 그러면 수도권과 호남에서 몰표를 얻을 게 분명한 김대중이 최다득표로 당선된다.

각 경우를 비교해 보면 알겠지만 김대중의 4자 필승론은 충분히 타당했다. 선거공학적으로 보자면, 이인제 효과에 서 알 수 있듯이 영남 분열은 곧 민주 진영의 집권을 의미한다. 게다가 수도권은 전통적으로 민주 진영의 강세가 이어져왔다. 따라서 영남을 김영삼과 노태우가 나눠가진다면 김대중의 당선은 따 놓은 당상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결국 노태우가 대통령이 되었다. 최종 득표는 노태우가 전체의 37%인 828만여 표, 김영삼이 633만여 표, 김대중이 611만여 표, 김종필이 182만여 표였다. 

이 역사적 사실의 의미는: 1987년의 실패는 후보 단일화 실패 때문이 아니라 국민이 아직은 양 김의 대통령 당선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는 것이다. 즉, 국민은 노태우를 원했다. 이런 국민의 결정을 김대중이 선거공학으로 돌파하려했으나 실패한 사례가 바로 1987년 케이스인 것이다.

김영삼과 김대중의 표를 합치면 55%를 넘었으니 단일화를 했다면 노태우를 이길 수 있었다는 주장은 그저 견강부회, 아전인수일 뿐이다. 후보단일화 했다고 국민들이 그 단일후보를 뽑아주었을 것이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4자 필승의 구도 속에서도 노태우에게 패했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로 남아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도 민심에 귀기울이지 않고 후보 단일화라는 선거공학에만 몰두하고 있는 진영이 있다. 민주당, 국민참여당, 민노당은 국민 무서운 것을 알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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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경죄 : 전라도 혐오증은 있는가 2013-02-02 02:20:14 #

    ... 강원도만 김대중을 선택했으면 경상도는 완전 고립된 것이었다. [전라도+서울+경기도+충청도+제주도]vs[경상도+강원도] 나는 지난 글( 문재인을 통해 후보단일화 미신이 깨어지고 있다 )에서 87년 대선에서 민주진영이 패한 이유가 양김의 분열 때문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같은 논리로 김대중의 당선 역시 야권의 분열 ... more

덧글

  • 노노 2012/12/06 12:23 # 삭제 답글

    근거있네요
  • 零丁洋 2012/12/06 14:57 # 답글

    지역의 확실한 맹주인 김영삼, 김대중과 그저 바람인 안철수와는 다르죠. 처신에 따라 차기의 태풍으로 이어지거나 한 때의 회오리 바람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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