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이라는 절망의 아이콘, 상징은 아무나 되나 1/n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주관적인 바람과 희망을 객관적인 전망과 예측으로 오인하곤 한다. 이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무식하기 때문이고 자기 객관화를 위한 성찰의 능력을 기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음은 지난 2010년 1월에 어떤 네티즌이 시사인 굽시니스트의 만화를 보여주며 마치 노무현이 박정희와 같은 상징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에 어처구니가 없어 썼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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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죽음이 민주개혁진보 진영에 박정희와 같은 '상징'으로 남을 거라고, "노무현이 진보를 통합해내는 구심점의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주장하는 선무당들도 있던데, 정녕 몰라서 그러는 것인지 알고도 그러는지 그게 궁금할 뿐입니다.

노무현은 '노동해방'이나 '조국독립' 같은 어떤 가치를 추구하거나 상기시키기 위해서 자살한 게 아닙니다. 어떤 가치의 상징이 된 인물 중에 뇌물 수수 관련 범죄 사건에 연루돼 자살한 경우가 있던가요? 당연히 유사 이래 없습니다. 상징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닙니다.

이런 선무당들이 예를 든 박정희만 하더라도 그는 국가발전의 상징입니다. 일부 국민들에게 힘을 발휘하고 있는 이 상징의 힘은 '더 국가를 발전시킬 수 있었지만'(희구) '암살당함으로 중도에 멈추어버렸다'(좌절)는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미학적으로는 '비장미'에 그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물론 전 동의하진 않지만요.

하지만 노무현은 어떤가요? 생전에 이룩해 놓은 업적은 별로 없고, 그가 추구했던 노무현식 가치 역시 스스로의 자살로 완전히 완결되어 버렸습니다. 가치란 추구하는 것이고, 의미를 던지지 못하는 자살은 포기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는 결코 같이 갈 수가 없기에 노무현의 상징은 오히려 절망과 패배가 되는 것입니다. 제가 괜히 노무현을 "절망의 아이콘"이라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노무현은 자살이 아니라 끝까지 싸워 떳떳하게 자신의 결백을 밝혔어야 했습니다. 그게 한 나라의 전직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지지자들과 더불어 역사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더구나 그랬다면 검찰의 직권남용도 같이 밝혀낼 수 있었겠지요. 만약 노무현이 정말로 결백했다면요.

개인적으로 노무현이, 재임기간에는 별 볼일 없었지만 퇴임 후 진가를 발휘한 카터 전 미국 대통령 같은 사람이라도 되어주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노무현은 그 정도의 역할조차 제대로 감당해주지 못하는군요. 정말 여러가지 의미로 절망의 아이콘입니다.

덧글

  • 라마르틴 2012/12/20 16:13 # 삭제 답글

    워낙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자수성가한 스타일이라 고집에 아집에 우격다짐에. 능력이 안 되면 닉슨처럼 임기 중에 사임 했으면 여러 사람 피곤하게 안 만들고 그나마 나았을 듯.
  • 지나가다 즐찾 2012/12/22 16:48 # 삭제 답글

    본인의 연이은 부산에서의 낙선을 통해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상징을 만들어낸것이 대통령당선까지 이뤘다는 평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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